사례 | 에너지 전환 시대의 생존 전략···연료 운송 기업 엑솔룸의 DX 여정
에너지 전환 가속, 규제 압박 확대, 글로벌 차원의 운영 효율성 제고 등 여러 요구 사항이 맞물리는 환경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엑솔룸과 같은 산업·물류 기업에게 전략적 핵심 축이 되고 있다. 현재 11개국에서 연 매출 10억 달러를 기록하는 엑솔룸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사업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엑솔룸은 지금까지 휘발유와 디젤 운송, 탄화수소와 각종 화학물질 저장, 항공유 공급에 집중해 왔지만, 청정 연료로의 전환이 본격화되는 흐름 속에서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엑솔룸 IT 디렉터 알폰소 알바레스는 “앞으로 등장할 새로운 에너지원에 맞춰 기존 인프라를 재활용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오랜 시간에 걸쳐 진행돼 온 디지털화
과제의 규모는 크지만, 엑솔룸의 디지털화는 새로운 전략이 아니다. 회사는 2000년대 초반부터 플랜트와 파이프라인에 운영 시스템을 도입하며 기술 활용 비중을 본격적으로 높였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 수립된 전략 계획을 통해 플랫폼을 교체하고 시스템을 현대화해 왔다. 알바레스는 “세기가 바뀐 이후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져온 과정”이라고 언급했다.
현재 엑솔룸은 일상적인 운영의 상당 부분을 중앙에서 자동으로 관리하고 있다. 제품 운송 네트워크와 트럭 적재 터미널은 첨단 기술 시스템을 기반으로 소수 인력만으로 운영된다. 예를 들어 트럭 출입은 자동 번호판 인식 시스템을 통해 관리되며, 운전자는 별도의 인적 개입 없이 시스템 안내에 따라 사용할 호스를 전달받고 적재 완료 시점을 확인한다. 알바레스는 “기술은 엑솔룸에서 특히 사업 실행 측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알바레스에 따르면 엑솔룸에서 활용 중인 기술이 직면한 다음 과제는 성장이다. 계속해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엑솔룸에서는 기술이 단순히 성장을 따라가는 수준을 넘어 초기 단계부터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한 의사결정을 내리고 관련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기업 성장의 핵심인 글로벌 IT 체계
가장 최근의 전환점은 2020년 팬데믹 이후였다. 영국과 미국을 비롯한 주요 시장에서의 인수합병을 계기로 엑솔룸의 국제 사업이 확대되면서, 회사는 글로벌 IT 조직을 신설하게 됐다. 약 4년 전 엑솔룸에 합류한 알바레스는 “모든 지역, 모든 사업을 포괄할 수 있도록 IT 접근 방식 역시 글로벌 수준으로 확장돼야 한다는 인식이 공유됐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엑솔룸의 IT 운영 모델은 글로벌 계층과 로컬 계층이 병행되는 이중 구조를 기반으로 한다. 재무, 관리, 인사, 자산 유지보수와 같은 기업 공통 시스템은 글로벌 차원에서 통합 운영하고, 물리적 운영과 밀접하게 연관된 시스템은 현지에 유지해 유연성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알바레스는 이런 아키텍처를 통해 엑솔룸을 여러 개의 소규모 현지 조직이 아닌 하나의 통합된 기업으로 바라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IT 조직은 글로벌·로컬 팀을 포함해 약 70명 규모로 구성돼 있으며, 상시적으로 최대 150명의 외부 전문 인력이 이를 지원하고 있다. 스페인에서 자체 소프트웨어를 직접 개발하는 데 초점을 두기보다는, 프로젝트 관리와 기술 파트너가 요구되는 품질과 기능을 충족하는지 관리하는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
사업을 뒷받침하는 AI와 데이터 활용
최근 몇 년간 엑솔룸은 첨단 기술, 특히 AI 활용을 한층 강화해 왔다. 현재 사내 업무 환경과 SAP 내에 코파일럿(Copilot)을 적용해 팀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알바레스는 “사람들이 더 높은 부가가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아울러 AI는 파이프라인 네트워크 내 제품 이동 계획과 같은 핵심 사업 프로세스에도 직접 적용되고 있다. 이는 고도의 수학적 분석이 요구되는 매우 복잡한 시스템이다. 또한 엑솔룸은 자체 AI 거버넌스 체계와 AI옵스(AIOps) 솔루션, 코파일럿도 개발하고 있다.
전통적인 산업 분야에 속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엑솔룸 내부에서는 기술 변화에 대한 뚜렷한 저항이 크지 않다는 평가다. 엔지니어 출신 인력이 조직 전반에 두텁게 포진해 있고, 사업 부문 내부에서 자발적으로 추진되는 이니셔티브가 기술 도입을 자연스럽게 이끌어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존 IT 조직과는 별도로 디지털화를 전담하는 조직을 운영하며, 해커톤과 내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사용례를 발굴하고 혁신을 확산하고 있다.
재무 관리 현대화
엑솔룸은 글로벌 전략의 일환으로 재무 관리 체계 고도화에도 나섰다. 회사는 컨설팅 기업 올CMS(All CMS)의 지원을 받아 키리바(Kyriba) 자금 관리 플랫폼을 도입하며 관련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업데이트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SAP R/3에서 S/4HANA로 전환하는 과정의 일부로, 사업의 국제화가 진전되는 환경에서 자금 운영을 보다 통합적이고 중앙에서 관리할 필요성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S/4HANA 도입 이후에도 알바레스와 IT 팀은 요구되는 수준의 통제와 가시성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고, 이에 따라 보다 전문적인 솔루션을 검토하게 됐다. 키리바를 도입한 이후에는 자금 포지션 관리가 개선되고 프로세스 자동화가 확대되면서 수작업에 대한 의존도도 줄어들었다.
재무 부서는 해당 도구가 현금 흐름에 대한 가시성을 높이고 보안을 강화하는 동시에, 그룹의 향후 성장을 뒷받침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알바레스는 “재무 부서 입장에서 개선 효과가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어, 앞으로도 솔루션을 계속 발전시키고 더 많은 프로세스를 통합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엑솔룸이 앞으로 최우선으로 삼고 있는 과제는 자체 데이터센터를 단계적으로 종료하는 작업이다. 회사는 2026년 말까지 모든 IT 환경을 멀티클라우드 모델로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알바레스는 “다국적 성장을 지원할 수 있는 확장성과 신속한 배포가 가능한 시스템이 필요하다”라며, 이번 전환이 그룹의 미래 성장을 지속하기 위한 또 하나의 중요한 단계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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