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O에서 BTO로” AI가 여는 프로젝트 관리의 대전환
CIO 입장에서 AI를 둘러싼 논의는 혁신에서 오케스트레이션 단계로 발전했다. 오랫동안 인간의 조율과 통제 영역이었던 프로젝트 관리는 지능형 시스템이 프로젝트 진행 및 성과를 어떻게 재편하고 변혁을 가속하는지 시험하는 무대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산업군을 막론하고 모든 기업 CIO는 AI의 약속을 운영 측면에서 수치화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프로젝트 기간 단축, 간접비 감소, 포트폴리오 투명성 제고 같은 지표로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조지아 공과대학교가 2025년에 프로젝트 관리 전문가와 C 레벨 기술 리더 21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의 73%가 어떤 형태로든 프로젝트 관리 영역에 AI를 도입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이런 열기 속에서도 AI가 프로젝트 매니저(PM)의 역할을 어떻게 재정의할 것인지, 향후 비즈니스 혁신 프로그램의 프레임워크를 어떻게 규정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역할은 바뀌지만 PM의 중요성은 그대로
이미 여러 산업에서 프로젝트 전문가는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AI를 일찍 도입한 기업은 프로젝트 효율성이 최대 30%까지 향상됐다고 보고했지만, 성공 여부는 기술 자체보다 리더십이 AI 활용을 어떻게 통제하느냐에 더 크게 좌우됐다. 응답자의 압도적 다수는 AI가 효율성, 예측 기반 계획, 의사결정 개선에 매우 효과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프로젝트를 실제로 운영하는 실무자에게 이 변화는 무엇을 의미할까?
응답자의 약 1/3은 AI 덕분에 PM이 일상적인 일정·업무 조정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성과를 이끄는 전략적 총괄 역할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다른 1/3은 PM이 팀 전반에서 AI 인사이트를 해석해 통합하는 촉진자 역할을 수행하며 협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머지 응답자는 PM이 알고리즘의 윤리성, 정확도, 비즈니스 목표 정렬 여부를 관리·감독하는 AI 시스템 감독자로 변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시각은 하나의 결론으로 모인다. AI가 PM을 대체하지는 않지만, PM의 가치를 재정의할 것이라는 점이다. 앞으로 등장할 PM은 업무 목록만 관리하는 사람이 아니라 지능을 관리하고, AI 기반 인사이트를 비즈니스 성과로 번역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PMO가 서둘러야 하는 이유
PMO(Project Management Office)에게 과제는 더 이상 AI를 도입할지 여부가 아니라 어떻게 도입할지이다. 대기업이라면 대부분 일정 예측, 자동 리스크 보고, 문서 작성을 위한 생성형 AI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이미 실험을 진행하고 있어 AI 채택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하지만 실제 통합 수준은 기업마다 들쭉날쭉하다.
여전히 많은 PMO가 AI를 전략 역량이 아닌 도구 모음 수준의 부가 기능 정도로 취급한다. 하지만 AI의 핵심은 판단 증강과 자동화에 있다. 진정한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기업은 AI를 프로젝트 방법론, 거버넌스 프레임워크, 성과 지표에 깊이 내재화하고, 다음 다섯 가지 접근법을 염두에 두고 움직인다.
1. 파일럿 프로젝트부터 시작하라
작게 시작해 빠르게 확장하라. 가장 성공적인 AI 통합은 프로젝트 상태 보고 자동화, 일정 지연 예측, 자원 병목 식별 같은 명확한 사용례를 겨냥한 소규모 시범 적용에서 출발한다. 이런 파일럿 프로젝트는 눈에 보이는 성과를 만들고 조직 내 기대감을 높이며, 통합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술과 프로세스 문제를 초기 단계에 드러내 준다.
2. 활동량이 아니라 가치를 측정하라
AI를 도입하면서도 명확한 성과 지표 없이 추진하는 실수가 자주 발생한다. PMO는 수동 보고 시간 감소, 리스크 예측 정확도 향상, 프로젝트 사이클 단축, 이해관계자 만족도 제고 같은 구체적인 KPI를 설정해야 한다. 이런 결과를 조직 전체에 공유하는 일도 성과 못지않게 중요하다. 성공 사례를 적극적으로 알리면 모멘텀을 키우고 동의를 이끌어 내고, AI에 회의적인 팀의 인식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된다.
3. PM 역량을 업그레이드하라
AI의 가치는 결국 그것을 활용하는 사람의 역량에 달려 있다. 설문에 응답한 전문가의 거의 절반은 숙련 인력 부족을 AI 통합의 주요 장벽으로 꼽았다. 프로젝트 매니저가 데이터 과학자가 될 필요는 없지만, AI의 기본 개념, 알고리즘이 작동하는 방식, 편향이 발생하는 지점, 데이터 품질의 의미 정도는 이해해야 한다. 앞으로 가장 영향력이 큰 PM은 데이터 리터러시와 함께 비판적 사고, 감정 지능, 커뮤니케이션 같은 인간 중심 리더십을 겸비한 인재가 될 것이다.
4. 거버넌스와 윤리를 강화하라
AI 활용이 늘어날수록 알고리즘이 프로젝트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때 윤리적 문제가 대두된다. PMO는 투명성, 공정성, 인간의 최종 감독을 강조하는 AI 거버넌스 프레임워크를 수립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이런 원칙을 PMO의 헌장과 프로세스에 녹여두면 리스크를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프로젝트 이해관계자 사이에 신뢰를 쌓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5. PMO에서 BTO로 진화하라
전통적인 PMO는 범위, 일정, 비용 관점에서 프로젝트 실행에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AI를 적극 활용하는 기업은 프로젝트를 비즈니스 가치 창출과 직접 연결하는 BTO(Business Transformation Office)로 진화하는 추세다. PMO가 프로젝트를 ‘제대로’ 수행하는 데 초점을 둔다면, BTO는 ‘올바른’ 프로젝트를 선택해 성과를 내는 데 초점을 둔다. 이 프레임워크의 핵심 요소는 워터폴 방식에서 애자일 마인드셋으로의 전환이다. 프로젝트 관리는 경직된 계획 중심에서 반복적이고 고객 중심이며 협업적인 방식으로 이동했고, 하이브리드 방법론이 점점 일반적인 선택이 되고 있다. 이런 애자일 접근법은 AI와 디지털 혁신이 촉발하는 급격한 변화를 따라가기 위해 필수적인 조건이다.
프로젝트 관리자를 위한 새로운 경력 개발
2030년 무렵이 되면 상태 업데이트, 일정 수립, 리스크 경고처럼 반복적인 프로젝트 업무 상당 부분을 AI가 처리하고, 인간 책임자는 비전, 협업, 윤리에 집중하는 그림이 현실이 될 수 있다. 이런 변화는 애자일 확산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처럼 과거 프로젝트 관리 혁신 흐름을 닮았지만, 전개 속도는 훨씬 빠르다.
하지만 기업이 점점 더 많은 AI를 도입하면 할수록 인간적 요소를 잃을 위험도 커진다. 프로젝트 관리는 언제나 사람에 관한 일이고, 이해관계를 맞추고 갈등을 해결하며 팀에 동기를 부여하는 과정이다. AI는 일정 지연을 예측할 수는 있지만, 지연을 만회하도록 팀을 격려할 수는 없다. 뉘앙스를 해석하고 신뢰를 구축하며, 협업을 촉진하는 PM의 인간적 능력은 여전히 대체 불가능하다.
이제 행동에 착수해야 할 시간
AI는 기업 프로젝트 진행 및 성과의 첨병이 될 것이다. 앞으로 10년은 PMO와 경영진, 정책 입안자가 이런 진화를 얼마나 잘 관리하는지 시험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성공하기 위해 기업은 플랫폼만큼 사람에 투자하고, 윤리적이고 투명한 거버넌스를 채택하며, 지속적인 학습과 실험 문화를 조성하고, 과대광고가 아닌 실제 성과로 성공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CIO에게는 이미 분명한 과제가 주어졌다. 비전으로 이끌고 높은 윤리 기준으로 거버넌스를 수행하며, 지능형 도구로 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 AI는 프로젝트 관리 직무를 위협하는 존재가 아니라 그 역할을 재탄생시키는 촉매제다. 책임 있게 실행할 경우 AI 기반 프로젝트 관리는 운영 효율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면서도 사람 중심 가치를 유지하는 기업을 만드는 기반이 된다. 이런 변화를 신중하게 수용하면 PM은 단순한 관리자를 넘어 변화의 설계자로 도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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